힘들 때 힘들다고 말하면 본인도 힘든 하루였다며 얘기 들어줄 정신이 없었다고 하고, 그래서 입을 다물면 왜 다 털어놓지 않느냐고 서운해하는 사람들이 있다. 내 얘기를 누르고 다른 사람 얘기를 흡수해버려서 진이 빠진 채로 화장실에 가서 울고 나온 적도 있다. 나는 여름이 오면서 늘 반쯤 소진된 상태로 하루를 시작했는데 그 사람은 그걸 알까? 그 사람도 그랬던걸까? 우리 모두가 저마다의 사정으로 힘들테니까 나라도 배려하는게 맞는거겠지라고 생각하며 오늘도 입을 꾹 닫았다. 세상엔 누군가 조금은 양보해야할 수 밖에 없는 그런 어쩔 수 없는 일도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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