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12.13








오늘 짧던 머리를 더 짧게 잘랐다. 정리할 때가 됐고 디자이너분이 더 짧게 쳐보잔 권유도 해서였다. 꾸미고 입는 것에 관심이 없어진 후론 다른 사람의 평가에 크게 연연하지 않게 됐다. 외모 평가뿐만 아니라 전부 다. 신기한 일이다.


남자친구 턱엔 작은 상처가 있다. 팔베개를 하고 남자친구의 이야기를 듣다보면 자연스레 상처를 보게 된다. 어떤 때는 상처를 보느냐고 남자친구 이야기를 놓쳐서 되묻기도 한다. 별 것도 아닌데 눈길이 가고 자꾸 만져보게 된다. 그 상처가 마치 남자친구의 눈인 것 처럼 뚫어져라본다. 난 다른 사람의 흠집을 부러 보지 않는 사람인데 자꾸만 눈길이 가니 참 희한한 일이다. 별 것도 아닌 것에 자꾸만 정이 든다.


오늘은 눈이 많이 왔다. 겨울은 내게 어정쩡한 느낌이다. 무언가를 하기엔 늦은 것 같지만 한편으론 뭐든 시작할 수 있을 것 같은 애매한 계절. 한 해의 끝과 시작이 계절로 이어져있어 그런 것 같다. 이번에도 앗 정신차려보니 새해! 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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