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06.03





























한 신문사와의 인터뷰에서 “한 사람을 사랑한다는 건 그 사람이 걸어온 시간을 다 들여다봐야 가능한 일 아닐까”라고 말씀하신 적이 있더라고요. 그 말씀을 접한 뒤 자신이 선택하지 않은 일로 방황하는 ‘징’, 그리고 같은 아픔을 안은 채 그를 바라보는 ‘율’의 애틋한 관계가 더욱 선명하게 그려지는 걸 느꼈습니다. 사랑에 대한 선생님의 지론을 조금 더 청해 들을 수 있을까요?
 
글쎄요. 여전히 저는 묻습니다. 사랑을 한다는 건 뭘까. “그 사람이 걸어온 시간을 다 들여다봐야 가능한 일”이라는 건 일종의 가설일 뿐이고, 그게 정말 가능한 일인지, 가능해진다 하더라도 그게 그 사람을 사랑하는 증거가 되는지는 여전히 잘 모르겠습니다. 어쩌면 답이 있다는 건 사랑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합니다. 답은 답일 뿐, 그것이 내가 가닿고자 하는 대상에 대해 모든 걸 말해주는 건 아니기 때문입니다. 답이 명확할수록 대상은 그 답에서 소외되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대체 그 답은 무슨 소용이 있을까 싶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쨌거나 계속 묻고 답하는 태도는 중요하다고 봅니다. 그 태도 자체가 사랑인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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