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26
갑작스레 인스타에 번아웃 선언함.. 그리고 여성들의 실패담을 듣고 싶다는 스토리에 정말 많은 응원과 위로의 메시지들이 왔다. 고맙습니다 나의 인터넷 동료들..
내 힘듦에 언제나 제일 먼저 반응해주는 고마운 글 마감 동료들.. 최고최고
이 책을 읽고.. 나는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보다 먼저 떠나고 싶다고 생각했다.. 내 사람들은 모두 강하니깐 잘 버텨줄거라는 무책임한 믿음을 가지고..
20.11.25
할 일 없이 앉아서 도미노 대회 영상을 봤다. 넘어지기 위해 세워지는 작은 물건들. 제대로 쓰려져야 가치를 인정해주는 어떤 행위.. 순식간에 넘어지는 도미노를 보기 위해 수 시간 작은 패를 쌓아 올리는 일.. 실패해도 웃으며 다시 패를 세우고, 그것을 무너뜨리면서 비로소 어떤 놀이를 완성시키는 일.. 포인트는 '제대로'에 있다. 도미노 조각들의 넘어짐이 의미를 가지려면 '제대로' 넘어져야한다. 의도한 대로 정확하게.
20.11.21
비학술적 학술제 회의 마치고. 아주 간만에 밖에서 치킨을 먹었다. 다른 팀에 대해서 정확히 알고 간 게 아니어서(팀들 홈페이지에는 들어가봤지만 요즘 책 이외에 그 어떤 활자도 눈에 박히지 않는 시기라 걍 둘러보고 그대로 나옴..) 조금 어색했고 그래서 의견을 내기도 쉽지 않았지만 (이미 팀 간의 라포가 형성된 상태에서 들이대는 게 쉽지 않으니까) 나름 의견 개진도 놓치지 않고 했다. 나름.. 일단 딴 것보다 열심히 들었음.. 그거면 충분했던 것 같고.. 이번에 내가 쓰기로 한 글의 주제가 스스로에게도 좀 벅차고 어렵게 느껴져서 어떻게 소화할 수 있을지 고민해봐야할 것 같다. 구구여 욕심을 버리시오..
커피몽타주라는 카페에 처음 가봤다. 집 앞인데다 그 존재도 알았지만 여즉 미루다가.. 엄청 힙한 곳이었는데 브랜드 컬러가 특히 맘에 들었다.. 손님보다 일하는 분이 더 많은 신기한 곳.. 그런데 나는 이제 커피를 한 번에 한 사발 마셔야하는 사람이라 또 갈 지는 모르겠네
20.11.20
번아웃이 온 것 같다. 아니 번아웃이 왔다. 소진되고 있다는 느낌을 받은지는 8개월 정도 됐는데 (올해 봄 무렵부터 이랬으니까) 스스로 번아웃임을 인정해버리면 정말로 아무것도 못하게 될까봐 외면해 온 시간이 길었다. 이제는 인정할 때가 됐다고 느낀 건 얼마 전 있었던 미팅에서였는데, 미팅 끝나자마자 '아 도저히 이 사람과 이 일을 할 순 없을 것 같다'라는 자각이 생기면서 급격히 피로해졌다. 일에 있어서는 줄곧 이런 생각들을 의식적으로 차단해왔고(기획자의 일이란 안될 일도 되게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기도 하고, 진짜 빻은 한남 아니고는 안될 사람도 없다고 생각해서) 실제로 그게 꽤 먹혔는데 이번엔 이게 즉각적으로 몸의 피로와 아픔으로 이어지니까 돌겠어서.. 번아웃 선언을 했다.
선언 이후에도 (당연한 소리지만) 여전히 피로하고 고단하고 죽겠고 다 죽이고 싶고의 연속이지만 다행인 건 쉴 때 죄책감을 느끼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이제 내가 해야할 일은 내게 맞는 '쉼'이란 도대체 무엇인지 찾는 것이다. 어제 구글링으로 '진정한 휴식'에 대해 찾아봤는데 '진정한 휴식은 죽음뿐'이란 글부터 미술, 독서, 운동 같은 각종 활동들이 두서없이 서술되어있는 걸 봤다. 그걸 하는 것도 결국은 doing 아닌가 쉰다는건 그냥 being만으로도 충분한 상태를 말하는 것이 아닌가.. 그걸 알아가는 과정이 또 필요할 것 같은데 뭐야 이거 결국 또 뭔가를 하겠다는 거잖아
20.11.19
20.11.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