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21



지나가 보내준 사진 : 작은 불씨는 어디에나











역삼 제로비건 : 토마토해장국, 새송이강정

관계에서 여러 번 맹렬한 실패를 겪으면서(실패란 단어를 정말 쓰고 싶지 않은데 달리 설명할 길이 없네..) 내가 참 매력없고 한심한 사람인 것 같단 생각에 정말 너무너무 우울했다. 오늘처럼 지나를 만나고 온 날이나 며칠 전 보혜씨를 만났을 때는 기분이 잠깐 좋다가도 (물론 보혜씨를 만난 날도, 지나를 만나고 와서도 자괴했다.. 나의 재미없음과 눈치없음, 대화스킬부족 등의 이유로..) 헤어지고 돌아오는 길에는 정말 통곡하고 싶을 정도로 우울했다. (물론 눈물 한 방울도 흘리지 않았다.. 그 시간에 업무 메일을 체크해야했다..) 전에 아빠의 사회성이 부족하다며 엄마가 타박할 때 나는 그런 아빠를 보며 조금은.. 한심하다고 생각했었다. 건설업을 하는 사람이.. 그것도 사장이라는 사람이.. 저래도 돼..? 그런데 내가 그걸 완벽하게 닮았단 사실을 얼마 전 알았고 정말 엄청난 절망의 늪에 빠져버렸다.. 그 한심한 사람이 실은 나였다니.. 
모두의 환심을 살 생각은 단 1그램도 없다. 그냥 나는 내 스스로가 만족할만한 좋은 만남을 경험하고 싶을 뿐인데.. 내 동료와 친구들은 모두 멋지고 활발하고 재밌고 센스있고 말도 잘하고 잘 웃고 이 세상 모든 매력을 다 가지고 있는데 나는 어쩌다 세상의 시름을 다 안고 있는 것처럼 진지하고 음침하고 우울해졌을까 그래서 모든 관계가 망가져버렸나 기어코 나는 관계를 무너뜨렸나 하는 것이다. 좋은 만남은 너와 나에게서 촉발되겠지만 언제나 과오는 내 쪽에 있는 것처럼 여기면서.. 마음 한 귀퉁이가 서서히 닳아 없어진다 조금씩.. 나는 왜 이 정도 밖에 안될까 결국은 모두가 나를 떠날 것 같다. 그냥 나는 언제나 그런 예감을 안고 사람을 대한다. 그건 마치 파도가 밀려올 줄 알면서도 모래성을 짓는 일 같다. 지겹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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